근처 근교를 놀러 가기로 했다.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집결. 저기 관광버스가 보인다.
서울과 가까운 강화도 투어라 이번에는 가는 길이 멀지 않다.
평일 투어로 예약해서 버스 한대만 출발했는데 번잡한 걸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는 사실 좋았다. 주말투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더라도 구경반, 사람반이다. 사실 평일투어도 좀 많아졌으면 좋겠다.
대략 한시간정도 달려서 강화 쉼터에 도착했다. 포스터 차은우가 다들 여행 온거야? 하며 표정으로 반겨준다. 역시 뭘해도 잘생남이 제일먼저 반겨주니 이번 투어는 무조건적으로 재미있을거 같다.
먼저 쉼터에 가면 스탬프투어를 할수 있도록 지도를 받을 수 있다. 기념 모자도 주는데 제법 디자인이 깔끔하니 참 괜찮다. 이건 집에 가서 아빠 쓰라고 줬는데 그날 바로 빨아서 쓰고 나가심. 음.... 아빠 취향이었나?
(구)강화대교
가이드가 (구)강화대교를 간다고 하여 슬슬 걸어가는데 한 10분 정도? 도착하니 아주 좁은 길이 건너편을 가로지르며 보인다.
지금은 새로 넓은 도로가 생겼지만 예전 구도로는 진짜 좁다. 진짜 자동차 한 대 딱 지나갈 정도? 신도로가 생기기 전까지 김포에서 강화도까지 이 (구)도로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듣기만 해도 교통체증이 확~ 느껴진다. 으악~!
지금은 자전거길과 도보로만 사용한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함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물론 대충 큰맘은 먹어야할듯.
구도로 옆에는 평화의 길이 이어진다.
길을따라 걷다 보면 진해루 터가 나온다.
저기 기와 지붕 얹어 놓은 건물이 일부 복원한 거라 하는데 강화도를 들어가는 관문이었다고 한다.
원래는 주변에 성벽도 둘러져 있었다는데 성벽까지는 복원하지 않고 관문인 게이트만 복원해 둔 모양이다.
여기서 잠시 둘러보다가 다시 이동하였다.
대략 한 10분정도 다음코스까지 걸어가는데 해설사의 말로는 저 사진에 보이는 철조망 건너편이 바로 북한이라고 한다. 엄마가 엄청 신기해 하는데 이것도 해설사가 말을 해줬으니까 아는거지 그냥 보면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건너편에 사람 살겠구나.... 이정도?
공원에 도착하자마자 군인이 반겨준다. (물론 마네킹임)
우리나라에서 6.25는 참 할 말이 많은 전쟁이라 보기만 해도 좀 짠하다.
기념비를 보자 가슴이 또 짠해진다. 진짜 감사한 용사님들 덕분에 내가 이렇게 태어나 재미나게 산다 생각하니 정말 고맙다.
다시 버스를 타고 점심을 먹기 위해 원도심으로 이동했다. 식사하고 걷기 좋은 공원도 마침 있었다.
용흥궁공원 정자에 앉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햇볕은 무척 뜨거운데 정자 안에 들어오니 시원하다. 옆에는 한옥으로 된 성당도 있어 이쪽도 구경할까 싶었는데 솔직히 바람도 시원하고 배도 부르고 그냥 움직이기 싫어져서 그늘진 정자에서 나무늘보처럼 늘어져 있었다.
연미정
다음코스는 연미정이다. 저 멀리서 안내소가 보인다.
여기는 왜 관광지인지 모르겠는데 설명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건립된 정자라고 한다. 문화재 뭐 이런거겠지? 성안에 500년 넘은 느티나무도 있어 보호수로 지정해 놨다고 한다.
약간 언덕배기를 올라가야 한다.
왕은 사랑한다 라는 드라마도 촬영했던 곳인가 보다. 응? 난 이 드라마 왜 몰랐지? 나 윤아 좋아하는데 ㅠㅠ....
한동안 한국드라마를 끊었더니 이제는 내가 모르는 드라마도 생겨나는구나.
원래 느티나무가 두그루였는데 한그루는 사고로 쓰러졌고 지금은 한그루만 우뚝 솟아있다. 나이가 500살이 넘었다는데 거대하거나 뭐 그렇진 않고 그냥 하체 튼튼한 좀 큰 나무정도?
성벽은 사실 바깥을 보는게 더 재미있다.
저 멀리 강이랑 산이 보이고 경치좋고 적군을 방어하기 참 좋은 위치이다.
강화평화전망대
경사로를 따라 이동하면 매표소가 보이고 버스투어에 관람비가 포함이라 가이드가 부지런히 정산을 미리 해주었다. 참고로 성인은 관람비가 2,500원이다.
먼저 3층 전망대부터 올라갔다.
해설사를 설명을 잠시 듣고나면 구경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저 망원경으로 500원 주화를 넣으면 강 너머의 북한을 볼 수도 있다.
사실 그냥 맨눈으로 봐도 다 보이긴 한다.
북한 쪽은 나무가 없고 평야였는데 농사를 짓나 보다.
우리 쪽은 수풀 우거진 나무숲인데 저쪽은 농사짓기 좋은 초록색 들판이다. 안에서도 볼수 있지만, 비깥 외부 테라스에서도 북한의 전경이 보인다.
3층을 다 둘러 보고 2층으로 내려갔다.
2층 전시관 옆에는 디지털 동물원도 있다.
안에 들어가면 디지털 스크린에 갖가지 동물들이 돌아다니는데 화면에 보이는 동물을 쓰다듬으면 꺼억꺼억 한다든가 도망을 간다든가 만지는데 반응을 보인다. 마침 고라니 새끼하고 호랑이를 쓰다듬어 봤는데 어흥 어흥 하는 게 반응이 꽤 재미있었다.
1층을 내려오니 북한의 생활상을 전시해 놓은 게 전시관이 보인다.
아... 이거 솔직히 너무 70년대 아님? 2024인 지금도 이렇게 살까싶다. 북한이 무슨 오지도 아니고 너무 옛스럽게 묘사해 놓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새마을 운동 때나 있었을 법한 서민 생활 모습을 북한으로 비슷하게 단장해 놓은 것 같은데, 이건 심하게 과거 모습이지 싶다. 북한도 외국 다 나가고 유학도 가고 인터넷도 다 하는데 무슨.... 좀 산다 싶은집은 다들 애플, 아이패드 다 꺼내 쓸걸?
아무래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정도의 현대판 느낌이 요즘 북한의 모습과 좀 더 맞을 거 같다.
마지막 코스를 돌고 나면 스탬프 투어가 끝나고 쌀을 사은품으로 준다.
강화섬쌀이 그렇게 맛있다는데 이걸로 맛있는 밥을 지어먹어야지.
생각해보니 서울 가까운 근교에 이렇게 근사한 곳이 있었구나.
가이드도 친절했고 해설사도 열정적이고, 내가 나이가 먹어서인지 역사탐방 갈 때 해설사가 설명해 주면 반절은 사실 거의 듣는 둥 마는 둥 하긴 하지만 대충이라도 귀에 들리는 내용을 토대로 역사의 발자국을 조금씩 되짚어 나가는 것도 나름 참 재미있다.
특히 먹을 거 주는 투어(밥을 지을 쌀을줌!)는 뭘 해도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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