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쟁이인 나는 또 수목원에 놀러 간다.
이번엔 당진이다.
당진삼선산수목원
먼저 이 수목원은 진짜 대박이다. 내가 가본 수목원 중에 가장 최고이다. 아주 잘 꾸며놓고 포토존도 엄청 많고 계단이랑 오르막길 많은 것만 빼고는 최고다! 여기 진짜 또 가고 싶네.
마침 날씨도 매우 좋았다. 적당히 따숩다고 해야 하나? 당시 방문한 시기가 10월경이었는데 진짜 너무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게다가 퀄리티가 좋은 풍경으로 단연코 내가 가본 수목원 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다.
길 중앙에 제법 큰 연못도 있는데 꼭 그 중국 영화의 대부호의 궁궐 같은 집에 나오는 그런 연못 같은 느낌이다. 뭔가 인공적이면서도 세심하면서 잘 꾸며진 느낌?
수목원이 작은 산 하나를 끼고 통째로 만든 것 같이 곳곳에 위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이 있다.
엄마가 다리가 아파서 못 올라가겠다고 해서 구경만 했는데 지금 보니 좀 아쉽다.
다니는 길이 잘 닦여진 흙길이다. 흙 밟으니까 너무 폭신폭신 좋다. 이 오전의 나즈막한 흙냄새도 좋고.
잔디 깔린 돌길 하나하나 참 예쁘다. 화분 안의 꽃들도 정성 정성 가득하다.
화장실도 아주 깨끗하다. 휴게실도 있고 쉬어가는 공간도 넉넉하고.
꽃이 엄청 싱싱해서 꽃집이 안 부럽다. 여기저기 꽃들이 넘쳐나네.
저기 구름다리가 포토존이다. 사람들이 줄지어서 사진 찍는데 다들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소나무에서 나는 나무 냄새가 멀리서도 찐하다. 난 이 나무 냄새가 참 좋더라. 마음이 정갈해지는 기분이다.
경사진 길 따라 올라가면 윗동산에 다다른다.
위에 올라가서 보니 진짜 산이네. 수목원이라기보다는 잘 꾸며진 산이다. 우리 집 앞에 이런 수목원이 있었으면 매일 운동한다고 여기 아침저녁 출근도장 찍고 다녔을 듯.
요즘 챌린지처럼 유행하는 황톳길 맨발 걷기 코스도 있다. 난 하진 않았지만 느긋하게 시간이 주어졌다면 했을지도. 흙도 막 쫀쫀해 보인다.
잔디가 깔린 길도 있다. 아, 폭신폭신해. 누가 이렇게 다 길을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들었다.
복숭아꽃이 피는 도원에도 가고. 복숭아 도원?
여기는 시간을 길게 주진 않아서 곳곳을 다 구경하진 못했지만 하루종일 있어도 재미있는 게 많으니 느긋하게 자연을 좋아한다면 꼭 가보길 추천한다.
삽교호 관광지
아쉬는 마음을 뒤로하고 삽교호로 향했다.
오랜만에 바다를 보려니까 쫌 신난다. 바다는 파랑파랑이지.
놀이공원도 있다. 이건 좀 신기했음. 생각해 보니 바다도 있고 놀이공원도 있고 횟집도 있고 바다도 있고 넓은 공원도 있고 진짜 있을게 다 모여있다.
다른 건 몰라도 저 멀리 보이는 대관람차는 타볼 만할듯하다.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창에 저 대관람차 이미지 사진을 좀 쳐봤는데 사진빨이 진짜 기가 막힐 정도이다. 실제로 보면 위의 사진하고 거의 차이가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사진을 몽환적이게 잘 뽑아냈지? 실제로는 약간 촌스러우면서도 한번 정도는 타보고 싶은 외관인데 말이다.
와.... 공원 잘 꾸며놨다. 조깅하기도 참 좋을 거 같고 바닷바람도 시원하고 무엇보다 시야를 가리는 것도 별로 없어서 눈이 확 트인다. 진짜 눈이 막 시원하다.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하늘이다. 어쩌면 저렇게 파란 색감을 잘도 찍어 냈을까. 힘찬 하늘이 예쁘고 맞닿은 바다가 반짝거려 선글라스는 필수다.
정박한 배를 보니까 정말 바다에 온 게 느껴진다.
산은 참 산대로 좋고 바다는 참 바다대로 좋다.
약간 저 바보 같은 캐릭터를 지나면 삽교호 다리가 보이는데 이 다리를 따라가면 바다가 더 잘보인다.
바다하고 잘 어울리는 조형물이다. (아까 그 바보같은 캐릭터보다는 훨씬 낫다.)
약간 얼음 결정체 같은 느낌인데 푸른 하늘과 제법 잘 어울린다.
여기서 간단히 요깃거리를 먹고 (일단 선글라스는 꼭 챙기자.) 혹시 바다 바람이 너무 추울 수 있으니 바람막이도 챙기고, 취식은 안돼도 간단히 샌드위치나 김밥등의 도시락을 먹을 장소는 곳곳에 있으니 소풍처럼 잠시 나와도 괜찮을 거 같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매일 매일 놀러 나와도 될 거 같다. 음.... 좋겠다.
아산현충사
현충사 입구이다. 마치 커다란 공원 같다.
입구에서 조금 가다 보면 기념관도 보인다.
전시관, 기념관은 따로 둘러보진 않았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서 건물 안에 있기 정말 아까웠기 때문이다.
널찍널찍한 푸른 들판과 마치 꽃처럼 펼쳐진 나무들. 이 주변 사는 사람들은 너무 좋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자주자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이순신 장군님 덕분에 내 눈도 같이 호강하고 있다.
원래 대감집은 우물을 끼고 있었다고 하는데 역시 장군집이라 그런지 있을 건 다 있다.
집뒤에 조금 더 걸어가면 커다란 보호수도 보인다. 여기서 관광객들이 다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다.
570년 먹은 나무이다.
이건 거의 조선왕조 오백 년 한번 찍을 정도네? 중국드라마 중에서 선협물을 보면 나무 정령, 수호정령 나오는데 여기도 이런게 꼭 있을법한 기분이다.
무덤도 있는데 양지바른 곳에 살포시 있어 무서운 분위기는 아니다. 그냥 있네...... 정도?
세 군데 중에 제일 좋았던 곳으로 꼽으라면 당진삼선산 수목원이긴 하나, 나머지 두 곳도 자연경관이 좋아서 지금 찍어둔 산을 정리하다 보니 전부 다 좋다.
서울에서는 이렇게 자연친화적이기 힘든데(굳이 따지면 경복궁 정도랄까?) 여기는 온통 초록초록하니 푸릇푸릇해서 번잡하지 않고 꽃선비처럼 유유자적하게 살살 놀다가는 기분이다.
오늘 하루 제법 바빴다. 도화빛이 만발한 무릉도원도 가봤고 오백 년 된 나무와도 조우했으며 반짝거리는 바다와 하늘을 맞닿아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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