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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파크 호텔 마곡나루역 호텔조식 호캉스 후기

 

엄마랑 여름휴가로 호캉스를 가기로 했다.

지긋지긋한 코로나 때문에 해외는 갈 수 없고(솔직히 무섭....ㅠㅠ) 그나마 여행 간 기분이라도 느껴보고자 1박 2일로 호텔을 잡았는데 다른 사람들도 나랑 생각이 비슷한가 보다. 

사실 호텔이라고 해봤자 크게 할건 없는데 객실이 거의다 만석이다. 

집에서 가까우면서도 구경할곳도 있는 곳을 찾았다가 예약을 했는데 여행 갔다 온 기분이라 차분히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다시 가고 싶어 진다. 

입구쪽, 건물이 크고 뭔가 반듯반듯 새건물 느낌이다.

지어진지 얼마 안되었나? 아주 새 거 같은 반짝반짝한 건물이다. 

주변 나무나 잔디도 반짝 반짝 잘 다듬어진 느낌이다. 

깨끗한 대리석 바닥이 반질반질 하다.

이국적이고 세련된 인테리어에 바닥이 반질반질 대리석이라 물처럼 반사되어 조명과 함께 반짝반짝 빛을 내니 깔끔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음.... 호텔호캉스는 정말 호캉스네....'

엘베를 타고 카페트가 깔린 복도를 지나 배정된 방에 도착했다. 

긴복도를 지나 배정된 방에 도착했다.

'아.... 기대되네.'

음.... 그냥 원룸?

침대 두개에 테이블 하나, 의자 두 개, 티브이, 미니 냉장고, 화장실 등등.... 혼자 호젓이 살기 좋은 작은 사이즈의 방이다. 뭔가 살림한 느낌 없이 깔끔한 비즈니스 스타일의 방이랄까....

엄마는 오자마자 짐풀고 침대로 쏙 들어가서 누우셨다. 진짜 자연스럽게....

침대가 구름같다. 진짜 진짜 진짜 진짜 편하다. 구름에 잠기는 기분이다.

호텔은 침대빨이라더니 엄청나게 편하다. 정말 구름이 나를 감싸안는 기분이랄까.... 온몸이 노골노골하게 풀리는 게 비싼 침대라서 그런 건지 호텔에 와서 기분이 그런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내 방 침대도 꽤 돈 주고 산 건데 이 집 매트리스는 뭔가 다른 건지 아무튼 매우 매우 좋았다. 

지금 보니까 액자도 있었네

진짜 쉼 그자체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 진짜 침대 딱 두 개 놓여있는 방안.

기본적으로 물 제공이다.

근데 냉장고가.... 음.... 후졌다. 

냉장이 되는건지 마는 건지, 뭔가 냉기가 전혀 없어서 있는 둥, 마는 둥이랄까? 다른 호텔 냉장고도 이 정도는 아닌 거 같은데 여기는 정말 심하다. 

정말 심각하게 얘길 해야하나? 할 정도였는데 내가 장기 투숙객도 아니고 해서 뭔가 점점 귀찮아져서 그냥 미지근한 물만 몇 번 마시고 넣어뒀다. 

생각해보니 생수말고는 뭘 넣어놓을 생각도 하지 못했고. 

화장실은 아쉽게도 욕조는 아니다.

욕조는 없이 샤워시설만 되어 있지만 매우 깔끔하게 잘 정 된 되어 있고 샤워부스도 깔끔해서 기분이 좋다. 

호텔 가면 제일 먼저 화장실부터 보게 되는데 집에서처럼 생활 자체의 느낌 없이(고무장갑이나 대야라든가, 수세미라던가......) 단정하게 정돈된 화장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장실 거울로 보면 조명빨이 좋아서 그런지 얼굴이 예뻐보이는 효과도 좋다. 

인스타에 보면 호캉스 사진 올리면서 화장실 셀카 사진을 빠짐없이 올려대는지는 직감한 순간이다. 나도 해봐? 했지만 내 얼굴에 빠져 살만큼 자신 있는 외모는 아닌지라 그냥 조명빨만 많이 감상하고 카메라는 잠시 넣어두었다. 

창밖에 보이는 전경. 서울식물원 산책길인데 너무 너무 예쁘다.

약간... 무슨 게임속 공원 산책로처럼 되게 인위적이지만 매우 예쁘고 소담하게 잘 꾸며놨다. 

'여기 사는사람들은 매일 조깅하기 진짜 좋겠네....' 싶을 정도이다. 뭐니 뭐니 해도 동네 뒷산이 더 좋긴 하지만, 이렇게 잘 가꾸어진 공원이 있으면 도시락 싸들고 소풍 가고 싶다. 

호텔에서 쉬고 놀다가 저녁은 근처 식당에 들러서 먹었다. 호텔 밖으로 나와 길 건너에 식당이 매우 많아서 여길갈까 저길 갈까 고민될 정도이다. 

순대국밥을 먹었는데 뜨끈하니 좋았다.

밥도 든든히 먹었겠다 비가 부슬부슬 오긴 했지만 딱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은 날씨에 우산쓰고 산책하기 매우 좋은 날이라 소화도 시킬 겸 공원 산책에 나섰다. 

호텔 창너머로 본 공원보다 산책길에서 본 공원이 더 예쁘다. 다른 사람들도 색색이 우산을 쓰고 느긋하게 지나가는데 아.... 이게 휴식이구나..... 싶다. 

도시 한가운데에 이런 초록초록한 공간이 있어 행복하다.
작은 호수도 있다.

비는 자박자박.... 발걸음도 자박자박.... 산책하는데 온통 초록색이라 눈이 편안하다. 비 올 때 흙길에서 나는 흙냄새도 너무 좋고, 반짝반짝 기분이 좋아졌다.

조롱박.

으아! 귀여워라. 조롱박도 덩쿨마다 달려있고 너무 귀엽다. 

호텔로 돌아와 자는데 따끈한 물을 맞으며 샤워하고 로션도 바르고 푹신푹신한 구름모양의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도 보고.... 꿀잠 잤다.


아침은 조식을 주는데 뷔페식이다. 

호텔 조식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한데 뭔가 빵만 잔뜩 나오면 실망할 거 같다. 

일단 자리를 안내받아 앉고, 의자는 그다지 편하지는 않다.
샐러드바. 드레싱 다 무난무난 괜찮다.
튀김과 고기류.

베이컨, 소시지, 훈제오리, 토마토 구운거 등등.... 가짓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제법 종류가 있다. 하나씩 종류별로 집어서 먹어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맛이랑 크게 다르지 않다.

그냥 무난 무난?

치즈랑 냉파스타, 샐러드 코너.

크림치즈에 크래커 찍어 먹으면 진짜 진짜 맛있다. 생각보다 더 맛있어서 두세 번 갖다 먹은듯하다. 이외의 다른 치즈나 소시지들은 너무 짜서 나는 좀.... 별로였다.

모짜렐라 아니면 사각 노란 치즈만 먹어보고 자라서 그런지 다른 치즈들은 뭐가 좀... 맛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입에 맞는 크림치즈만 마냥 좋았다.

시리얼 코너.

시리얼이 종류별로 있고 우유도 준비되어 있다. 옆에 시리얼과 어울리는 팥빙수 코너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듯. 

한식

비빔밥을 여기서 먹기는 좀 아쉬워서 구경만 했다. 

연어샐러드와 방울 토마토.

저 연어 샐러드 너무 맛있다. 방울토마토도 싱싱해서 입에서 톡톡 씹힌다. 

마파두부, 불고기 등

난 저기서 불고기만 갖다 먹었는데 불고기가 너무 질겼다. 양념은 괜찮았는데 식감이 별로여서 아쉽다. 되게 맛있을 줄 알았는데. 

빵코너

난 머핀만 갖다 먹었는데 제과점에서 파는 머핀 맛과 동일하다. 

커피와 음료

아, 이렇게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조식인데 꽤 가짓수가 많아 보이는데 막상 두어 바퀴 돌면 그다지 먹고 싶은 게 없다. 

먼저 커피부터....

일단 커피부터 한잔! 아이스라떼로 진하게 마시고 연어부터 먹어줬다. 진짜 진짜 연어 샐러드는 야채와 곁들여 먹으면 너무 맛있다. 간장소스를 듬뿍 찍어서 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맛있음

사진을 보니까 다른 건 조금씩 맛만 보고 계속 연어만 집어 먹었나 보다. 쌀국수도 맛있었는데 그냥 일반 쌀 국숫집에서 먹는 맛이라 특별하진 않다. 다만 야채가 아삭아삭해서 씹는 맛이 좋았다. 국물도 적당히 따근 하고....

쿠키는 안 먹어봤는데 유과는 있어서 몇 개 집어 왔다. 그냥 유과 맛? 

이것저것 맛보는 게 뷔페의 장점인 거 같다. 맛도 무난 무난하고. 가짓수도 아쉽지 않고. 

무엇보다 커피는 진짜 맛있다. 난 아무 커피나 먹어도 되는 막 입인데 커피는 정말 너무 맛있어서 다시 호텔로 올라갈 때 진하게 한잔 더 타서 올라갔다. 

뷔페가 오전 7시부터 시작해서 9시 반인가? 까지 했던 거 같은데 아무튼 엄마랑 충분히 맛보고 즐기고 나와서 그런지 하루 정말 잘 보낸 기분이다. 

돈을 버는 것도 결국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버는 건데, 이렇게나마 짧은 여행을 할 수 있다는것에 감사한다. 돈으로 행복을 살수는 없다지만 행복해질수는 있지 않을까?

내가 오늘 이렇게 행복한데.... 

좋은 침대, 좋은 침구, 맛있는 밥.... 은은하게 잘 보낸 하루였다. 호캉스! 할수 있다면 추천한다. 

정말 느긋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다 간다.